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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chrome Valley

syeyoung park 2021

foreword by dongho kang

design and print by TORQ

pg.148

-21년 8월 8일 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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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Monochrome Valley 

박세영

묘지로 향하는 길은 가파르다. 도착한 곳의 지형은 계단식으로 가꾸어져 있다. 여기에 그들은 묻혀 있다. 어떠한 위계에도 순응하고 있진 않지만 가장 높은 계단에서의 경치가 나는 마음에 든다. 주변 산과 자연이 길게 펼쳐진다.

바로 아래 계단에서는 아직 비어 있는 묘지에 개미들이 굴을 만들고 있다. 몇 년이나 노동한 것처럼 보인다. 개미들은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우글댄다. 작은 아빠는 거대한 바위로 입구를 막는다. 그가 보고 있지 않을 때 나는 돌을 치운다.

그 아래 계단에는 플라스틱 꽃이 하나 버려져 있다. 방문객 한 명이 실수로 떨어트린 모양이다.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플라스틱 꽃은 더 깊숙이 땅에 파묻혀 있다. 이번에는 그 꽃을 땅으로부터 꺼낸다. 가지고 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곳에 버린다.

한 번은 천사를 본 적이 있다. 다섯 살이었고 동생은 옆에서 자고 있었다. 방 모서리에 서 있던 빛 덩어리는 나한테 다가오라는 듯이 팔을 펼쳤다. 천사는 그림자가 없었다. 나는 다른 방으로 달려가 부모님을 끌고 왔다. 천사는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그 빛을 잊은 적이 없다. 하지만 사도신경의 몇 단어들,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 예수님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이름들은 까먹었다.

몇 년 전에는 묘지 맨 아래 지형으로 내려갔다. 묏자리를 파는 사람이 첫 번째 무덤에 흙을 부은 이후였다. 그는 계속 목사를 쳐다봤다. 흙을 구멍에 넣어도 된다는 신호를 목사가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흙은 주변의 땅으로 흐르면서 묘지를 채웠다. 묘지의 맨 아래, 작은 나무 옆에는 그가 장비를 두는 공간이 있었다. 나는 나무에 기대어 있던 삽을 발로 툭 쳤다. 개미들이 곧바로 삽 위로 올라가 새로운 지형을 탐색했다. 나무들 사이로 자세히 보면 이 골짜기로 이어지는 둘레길이 보였다. 그리고 더 멀리 풀밭에 게으르게 서 있는 소 떼도 보였다.

우리는 이 가파른 길을 자주 걷는다. 사진들은 길 한가운데, 길 사이에, 길 뒤와 앞, 옆과 안, 전과 후에 위치한다. 여기에는 깊은 그림자와 밝은 빛들이 들어 있다. 카메라를 다루며 나의 뇌리에 깊게 박힌 규칙이 하나 있다. 빛을 조절하자. 검정을 너무 누르지 말고 노출을 날리지 말자. 루메트리 스코프의 0 아래와 123 위의 공간은 정보 값이 없는 공간이다. ≪Monochrome Valley≫는 이 극단적인 영역으로의 여정이기도 하다. 자세히 보면 어떤 나무는 불가능한 그림자를 가지고 있다. 또 어떤 벽에는 어릴 적 그린 그림들이 스며들어 있다. 제자의 발을 씻겨주는 예수님의 그림이 놓여 있는 벽은 근원을 알 수 없는 빛으로 밝아지고 그 옆으로 뚫려 있는 문밖의 검은 형체들은 햇빛을 피해 쉬고 있다.

골짜기로 향하는 길은 많다. 검정과 흰색이 길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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